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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가로 성장하는 평범한 학생의 스토리

대학원진학을 해야할까 고민될 때 봐야하는 글

대학원 생활 2일 차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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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원에 오기로 결심했던 본질적인 이유

 

드디어 학교에 첫 출근을 했다. 오늘 한 일은 그냥 학교 투어 한 게 다 였다. 그러다가 투어를 시켜준 A선배가 나에게 졸업하고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난 분명 이 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 가는 게 목표였다. 대기업에 입사하기만 하면 인정도 받을 수 있고 돈도 많이 벌고 복지혜택도 좋으니 정말 멋있는 삶을 살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방학 동안 책 읽고, 글쓰고, 사색을 하면서 생각이 사업 쪽으로 기울어져있다가 이곳에 온 지 하루 만에 생각이 사업 쪽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박사라는 타이틀과 대기업의 네임벨류도 정말 멋있지만 그건 잘 생각해보면 나에겐 딱히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런 삶을 위해 5~6년 동안 공부해서 취업한다는 건 내가 원하는 삶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린 뒤론 박사로 졸업하고 취업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난 나와 결이 맞고 소중한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 내가 겪었던 고난과 외로움과 열등감을 극복하여 후세대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

 

 

또 다른 B선배가 나에게 질문을 했는데, 어쩌다 석박사로 지원했냐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3학년이 될 때 편입하려다가 영어를 너무 못해서 휴학하고 워킹홀리데이 가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에 차라리 대학원 진학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진학을 결심했어요.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박사까지 하고 싶어서 석박사로 지원했어요. 근데 또 막상 와보니 모르겠어요. 생각이 자꾸 바뀌어요."

 

실제로 그랬다. 난 그때 당시 지방대를 다니고 있는 무식하고 잘 하는게 아무것도 없는 학생이었다. 2학년 때 편입을 결심한 이유는 그 이전까지 멍청하는 말을 너무 많이 듣고 무시를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난 나의 멍청함을 상위권 대학교의 이름이 커버해주리라 믿고 있었다. 그것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나머지 이유는 거의 합리화에 가까운 이유들이었고, 본질적인 이유는 나의 열등감을 커버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진학으로 눈을 돌린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진학을 하면 대기업에 가기 더 수월해질 테니, 나의 열등감을 커버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그래서 진학을 하기 위해 3학년 때는 압도적인 과탑자리를 차지했었다. 막상 그렇게 열심히 해서 대학원에 오니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방향인가..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생겨났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은 결국 진정한 '나'가 될 수 없었고, 그런 것들로 인해 나의 열등감이 극복되는게 아니였다.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진리들을 익히는 데에서부터 열등감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이었다.

 

 

솔직히 생각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고민이 정말 많이 된다. 분명 들어오기 전엔 확신감을 갖고 박사까지 하려고 했는데, 대학원에 들어온지 1일 만에 생각이 바뀌다니..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고민을 했던 과정이 언제 가는 누군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곧 졸업하는 선배들의 대학원 생활 중 힘들었던 점

 

난 A선배에게 대학원생활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교수님이 논문처리가 늦는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아무리 빨리 논문을 써서 교수님에게 지도를 맡겨도 1년동안 답을 안주시면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다른 선배들과도 만나서이야기했는데, C선배는 석사까지만 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해주었고, 제일 힘들었던 점은 미래가 안 보이고 불안한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교수님과 의견충돌도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D선배는 행정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고 했다. 만약 1학년 때로 돌아간다면 실험부터 미리미리 끝내 놓았을 것 같다고 했다. 난 처음엔 선배들이 힘들었던 점이 다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물어보니 힘들었던 점이 제각각 모두 달랐다. 혼자 어림짐작 하지않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과 나의 생각 차이 그리고 결심

 

선배들과 대화를 나누고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선배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삶을 야생에선 살아남기 힘든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 같았다. 나중에 취업하고 나서는 선배들의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위치에선 그래 보였다. 내가 원하는 길을 갔던 선배는 없었다.

 

 

누군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뛰어들면 리스크 대신 많이 만나는 것들은 가능성이다라는 말을 했다. 난 지금 이 순간부터 야생의 길을 선택하기로 했으니 내 미래는 내가 설계하고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며, 여기저기 조언을 얻고 다니면서 내 인생의 퍼즐을 맞춰나가보려고 한다.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일자체를 먼저 극복하는 게 먼저이니 앞으로 대학원 생활이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필요성이 없어서 포기하는 일을 있어도, 도망가고 싶어서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